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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26)'몽골 러시'
작성자 몽골 Biodiversity Heritage 연구인력 양성 사업팀
날짜 2014.10.07
조회수 522
한겨례 2014-08-26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몽골로 달려가고 있다. 최근 동북아의 외교 지형이 요동치는 가운데,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자원이 풍부한 몽골의 지정학적·경제적 가치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몽골을 방문해 26일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고 외교부가 이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에서 내년 수교 25돌을 맞이해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을 초청하는 한편, 장관급 정례 협의체인 ‘한-몽 공동위원회’의 신설과 주부산 몽골영사관 개설에도 합의했다. 또 한국 기업의 몽골 자원개발 및 인프라 건설 분야 진출, 한-몽 복수 항공사 취항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며 최대한 ‘실리’를 추구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는 최근 몽골의 북한 접근에 대한 ‘견제’ 성격으로도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했고, 지난달엔 대통령 특사가 북한에 가서 친서를 전했다. 몽골의 한 석유회사는 지난해 북한 정유회사 지분을 인수했고, 북-몽은 정보통신분야 교류 협정도 체결했다. 몽골은 나진·선봉 등 북한 쪽 항만 확보에도 관심이 커 보인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몽골의 전략적 가치를 생각한다면, 몽골을 매개로 한 남북 접촉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뿐 아니라 동북아 국가들의 주요 인사들도 잇따라 몽골을 방문했거나 방문을 앞두고 있다. 지난 21~22일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정상으로서는 11년 만에 몽골을 방문했다. 지난 4월엔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해 3월엔 집권한 지 넉달째였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몽골에 다녀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달 초 몽골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몽골 러시’는 이른바 ‘제3의 이웃’이라고 불리는 몽골의 독특한 외교 노선과 동북아 각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벌어지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냉전 시절 두 강대국인 중국과 소련 사이에 끼여 ‘줄타기 외교’를 했던 몽골은, 냉전 종식 이후엔 미국이나 한국, 일본 등 ‘제3의 이웃’들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미-중 경쟁과 중-일 갈등 등으로 동북아 외교 지형이 급변하면서 미·중·러·일도 ‘몽골 구애전’에 한층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몽골에 ‘안보 공조’를 제시하며 중국 견제에 몽골을 활용하려 한다. 이에 맞서 중국은 철도·항만 등 ‘운송 인프라 제공’을 몽골에 약속했다. 몽골이 세계 10대 자원부국임에도 설비 부족으로 수출길이 막혀 있는 현실을 ‘긁어준’ 것이다.

김외현 기자

http://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65289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