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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학번 남한산성 견학을 마치고
작성자 한문교육과 윤채근
날짜 2016.03.19
조회수 1,646
파일명
20160319_131630.jpg

남한산성 탐방에 참여해준 자랑스런 16학번 학생들과 집행부 여러분께


오늘은 힘들지만 의미 깊은 날이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현장답사 수업을 진행했고 무사히 마쳤습니다.

걱정도 있었고 중간에 착오도 있었지만 행사가 잘 마무리되어 기쁩니다.


오전 해설사 이미숙 선생은 공부를 간절히 하고 싶었지만 그 꿈을 외동딸에게 맡기고 꺼지지 않는 학구열을 문화해설사로 승화시키는 놀라운 중년 여성이었지요. 신실하고 근면하면서도 소녀 같은 호기심과 열정이 느껴졌는데, 여러분들은 어땠는지요?


오후 해설을 자임한 이종화 선생은 남한산성 토박이로 수백년 동안 산성을 지켜 온 집안의 후손이었습니다. 어눌하고 간혹 두서 없었지만 점심도 거르고 열심히 뭔가를 알려주고 싶어하셨습니다. 세계 최강의 정복자에게 유린당한 지역은 보통 쑥대밭이 되어 폐허로 남으며, 자존감을 잃은 무기력한 후손을 남깁니다. 그런데 남한산성 주민들은 피정복의 기억을 강렬한 저항정신과 자부심으로 바꿨더군요. 암문 하나하나에 조상들의 눈물과 피땀이 어린 투쟁과 겨레사랑의 역사가 느껴져 울컥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땠는지요?


마지막으로 만해기념관의 김남일 선생께선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학자의 견결함을 보여줬습니다. 학예사의 신분으로 고독하게 학문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그분에게서 선비의 모습을 언뜻 엿봤습니다. 비록 해설은 지루한 점도 있었고 기념관 안은 추웠지만 지나고보니 미묘한 인간의 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땠는지요?


오늘 하루, 마치 꿈을 꾼 것 같습니다. 지독히 피로하고 감기 기운도 슬슬 올라왔지만 행복함도 곁들여 있었습니다.


여러분들과의 추억으로 사진 한 장을 올립니다. 그냥 여러분들이 힘들게 동장대를 향해 오르는 뒷모습입니다.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은 외적과 생사를 건 전투를 하기 위해 그 길을 올랐을 것입니다. 한없이 느껍고 착잡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땠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