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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의 청년’, 범정 장형 선생의 ‘기백’을 계승하다.
작성자 몽골학과 김호재
날짜 2015.09.15
조회수 1,160

광복 70주년 맞아 설립자 애국강연 경로 290km 따라 국토대장정
독립운동 정신과 창학이념 몸소 체험하며 낙오자 없이 모든 대원 복귀

지난 8월 1일. 모두들 산과 바다로 더위를 피해 여행을 떠나던 이때 조금 특별한 여행을 시작한 ‘100인의 청년’이 있었다.

이들은 재학생으로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 정신과 애국심을 키우고 ‘구국·자주·자립’의 우리 대학 창학이념을 몸소 배우기 위해 290km에 이르는 국토대장정을 시작했다. 독립운동가이자 우리 대학 설립자인 범정 장형 선생이 1921년 반도고학생친목회(半島苦學生親睦會) 총재를 맡아 애국 계몽 강연을 다녔던 경로를 직접 걷기 위해 나선 것이다.


▶태극기와 교기를 들고 국토대장정을 시작한 학생들

8월 1일 천안캠퍼스에서 발대식을 가진 100인의 국토대장정 대원은 버스를 이용해 출발지인 광주광역시로 이동했다. 휴가를 떠나는 차량으로 고속도로가 꽉 막혀 이동시간만 5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학생들은 국토대장정을 시작한다는 설렘으로 가득했다.

[창학정신을 되살리는 역사의 첫발 내딛다]
다음날 아침 8시.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에서 대망의 국토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국토대장정을 취재하기 위한 언론사들의 관심과 대학 관계자 및 시민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으며 학생들은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국토대장정 중 카메라를 보며 환하게 웃는 학생들

10명씩 10개조를 만들어 사전에 제작한 깃발을 들고 앰뷸런스와 안전요원의 철저한 안전통제 속에 열을 맞춰 이동하기 시작했다. 단국인으로서 설립자의 독립 운동 경로를 따라 걷는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학생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국토대장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안배였다. 무더운 날씨에 학생들이 지치지 않도록 ‘1시간 이동, 10분 휴식’ 원칙을 지켰다. 학생들은 휴식지에 도착할 때마다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고 발의 열을 식혔다. 수도가 있는 곳에서는 서로 등목을 해주었고 휴식처의 그늘이 부족할 때는 다른 대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등목을 하며 더위를 식히는 모습

26km를 이동한 첫날은 무사히 일정을 마쳤다. 하지만 고비는 둘째 날 찾아왔다. 담양에서 정읍까지 이동하며 내장산을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동거리도 35km로 만만치 않았다.

전 날 체력을 많이 소비한 학생들이 끝없는 오르막을 걷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출발 할 때 활기찬 표정을 보인 학생들의 얼굴에서 조금씩 미소가 사라졌다. 평소 많은 거리를 걸어보지 않은 학생들은 이내 발바닥에 물집이 생겼고 일부 대원은 속도가 느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각 조 조장들은 조원의 등을 밀어주었다. 휴식시간 물집제거와 간단한 응급처치를 받으며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을 얻었다.


▶학생들이 오르막을 힘차게 오르고 있다.


▶학생들은 힘들어 하는 대원을 위해 등을 밀어주며 함께 걸었다.

[범정 장형 선생의 발자취를 따르다]
정읍은 국토대장정 대원에게 아주 뜻 깊은 곳이었다. 이곳은 바로 장형 선생이 애국 계몽 강연을 펼치며 독립 의지를 수많은 사람에게 알린 곳이기 때문이다. 장형 선생은 1922년 1월 18일 정읍 청년회관에서 ‘우리의 생로(生路) 어덴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으며 당시 모인 청중 300여 명은 장형 선생의 강의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시간이 갈수록 학생들의 완주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5일 저녁에는 원광대학교 강당에서 우리 대학 역사학과 한시준 교수가 ‘독립운동과 단국대’를 주제로 강의를 했다.

한 교수는 “국내에서 대학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면서 “해방 후 나라를 세우고 인간을 완성하는 기본이 곧 교육이라는 설립자의 숭고한 뜻이 깃든 곳이 바로 단국대”라고 말했다.

특강 이후에는 학생들의 고된 여정에 힘을 주는 이벤트도 이어졌다. 천안캠퍼스 학생팀과 홍보팀, 홍보대사 학생이 제작한 깜짝 영상이 틀어졌다. 사전에 학생들의 부모를 미리 찾아가 학생들에게 힘을 주는 영상편지를 만든 것이다.

홍정민(심리학과 2학년) 양의 부모님은 “여자 아이라서 이 힘든 걸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면서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꼭 완주하길 바란다”고 했다. 예상하지 못한 부모님의 영상편지에 홍정민 양은 결국 눈시울이 붉어졌다. 다른 대원들은 모두 자신의 일처럼 감동 받으며 남은 여정 동안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의 성원, 꼭 해내겠다는 의지! 정말 수고했습니다]
어느새 국토대장정 일정은 절반을 넘어섰다. 관계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학생들이 지칠까 걱정했지만 매일 아침 학생들은 힘찬 노래를 부르며 여정을 시작하곤 했다. 대장정을 거듭하며 오히려 학생들의 체력이 향상됐고 대원들을 향한 시민들의 응원도 끊이지 않았다.


▶시민들과 인사를 하며 즐겁게 걸어가는 학생들

광복 70주년 기념행사 취지에 맞춰 학생들은 대장정을 하며 만나는 시민에게 태극기를 나눠주었다. 태극기를 받은 시민들은 “요즘 학생들이 이렇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전라북도 익산을 지날 때는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기도 했다. 대원들이 한 포도농장을 지나갈 때 농장 주인이 급히 나와 대원들을 불렀다. “포도 가져가셔야 돼요. 빨리 포도 가져가세요.”

이름 모를 한 시민이 국토대장정 대원들에게 10박스가 넘는 포도를 선물하기 위해 농장 주인에게 부탁을 하고 간 것이었다. 학생들이 태극기를 높이 들고 무더운 날씨와 싸우며 걷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아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소문 끝에 선물을 보내준 사람의 번호를 알아낸 후 대원들은 다함께 큰 소리로 “감사히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감사 인사를 보냈다.


▶학생들이 부모님과 대학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목적지인 천안 독립기념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렇게 학생들은 ‘주위의 격려’, ‘대원들 간의 화합’, ‘완주하겠다는 의지’로 광주-정읍-익산-논산-대전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천안 독립기념관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마지막 날은 장호성 총장 및 대학 직원들이 대원들과 함께 걸으며 뜻을 모았다.


▶독립기념관에서 대형태극기를 들고 국토대장정의 완주를 알렸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10일 오후 4시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우리 대학의 자랑스러운 ‘청년 100인’은 모두 독립기념관에 도착해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대장정의 마지막을 알렸다.

장충식 이사장과 장호성 총장은 학생들에게 일일이 완주 기념 메달을 걸어주며 따뜻한 격려를 하고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장호성 총장이 완주 기념 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완주 후 어머니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는 학생


▶국토대장정을 완주한 자랑스러운 단국대 ‘100인의 청년’

한편, 장호성 총장은 이번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학생의 부모에게 자녀를 믿고 성원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전하기 위해 서한을 보냈다. 아래 ‘서한 보기’ 버튼을 누르면 서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서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