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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셔너리] 더욱더 격렬하게 철학하라!
작성자 철학과 손현호
날짜 2016.03.15
조회수 671

<기사 중 일부 발췌 ……>





그럼 철학과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걸 배우나요?


지현 1학년을 위한 수업은 보통 마음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수업들이에요. 철학 입문, 생활과 철학, 논리철학과 동양 철학사 등 교양처럼 가볍게 배워요.


선교 그리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철학을 파고들기 시작해요. 인식론, 도가와 불가, 형이상학, 희랍철학 등등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어려운 수업을 수강해야 하죠. 그래도 고학년이 되면 미디어와 철학, 환경철학, 대중문화와 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철학에 연계시켜 함께 연구하는 ‘융합철학’을 배울 수 있어요. 많은 친구들이 융합철학 과목을 좋아해요. 자신이 관심 가진 분야와 철학을 함께 연구할 수 있으니까요.


한얼 오, 신기하네요. 고려대에는 학년별 교육과정이 없거든요. 동양 철학사, 서양 철학사, 논리와 이론철학, 윤리와 실천철학 총 네가지 분야로 나뉜 영역에서 자유롭게 세부 과목을 들어 학점을 채우면 전공을 수료한 것으로 인정되는 식이에요.


같은 전공인데도 두 학교 수업 방식의 차이가 커 보여요.


한얼 그러게요. 잠깐 얘기를 나눴을 뿐인데도 차이가 크게 느껴지네요. 일단 우리 학교 수업은 강의 위주예요. 교수님들의 논문과 전공서적을 바탕으로 수업이 진행되죠. 토론 수업은 딱 한 과목뿐이에요. 그래서인지 친구들 중에는 혼자서 탐구하는 고독한 철학자가 많죠.


선교 우리 학교는 토론 수업이 많아요. 학생들도 발표와 토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죠. 서로 질문하고 반대 의견을 내면, 또 그 의견에서 허점을 찾아내 지적하면서 수업이 진행돼요. 토론이 열기를 띨 때는 교수님에게까지 태클을 걸죠.(웃음) 욕만 안 했지 전쟁터처럼 의견이 난무해요. 이제는 그런 방식에 익숙해졌지만 처음엔 좀 충격이었어요. 외국 영화에 나오는 자유로운 대학 수업과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아요.


지현 교수님은 질문만 던지고 답은 학생들이 알아서 구해야 하는 수업도 많아요. 그러다 보니 진도를 다 못 나가고 수업이 끝나는 경우도 있죠. 결국 공부도 수업도 모두 학생 몫으로 돌아오니 자연스레 스터디 그룹이 활발해져요.










철학과만의 학과 활동도 소개해주세요.


지현 우리 학과에서 가장 오래된 학과 활동은 ‘아무거나 철학 광장’이라는 세미나예요. 소논문을 준비해서 발표하는 세미나인데, 주제는 말 그대로 아무거나 선택해도 상관없어요. 철학적이고 논리정연 하게 풀어내기만 한다면요. 저는 ‘패션의 재해석’이라는 주제로 발표했고, 선교는 ‘밀당’을 주제로 심도 있는 연애관을 펼쳤죠. 아, 이‘아무거나 철학 광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6시, 단국대 대강당에서 열리니 관심 있는 친구들은 놀러 오세요!


선교 작년 10월에는 ‘융합철학 워크숍’을 열기도 했어요. 커뮤니케이션 학과와 디자인학과, 그리고 철학과가 함께 철학 관련 주제로 광고를 제작하고, 그 광고로 상금이 걸린 콘테스트를 여는 컬래버레이션 활동이었죠. 제1회 주제는 ‘쓸모없는 것의 쓸모 있음’이었는데, 저희 팀이 2등을 했어요. 백혈병 환우들을 위한 모발 기증에 대한 광고를 제작했거든요. ‘쓸모’와 ‘털 모(毛)’자를 이용한 언어유희가 통했나 봐요.

지현 대학생이 됐으니 어려운 책도 읽어보자는 취지로 만든 ‘강독반’도 있답니다. <순수 이성 비판>이라는 너무 어려운 책을 골라서 많은 친구들이 ‘강제로 독서하라는 의미로 강독반이냐’고 되묻기도 했지만요.

한얼 와, 학과 활동이 그렇게 다양하다니 정말 부러워요. 그에 비하면 우리 학교는 좀 더 학술적으로 파고드는 활동이 많아요. 철학연구소에서 여는 세미나에 참가하거나 국내외 유명한 철학 박사님들의 특별 강연회를 듣는 식이죠. 또 독일 브레멘 대학교와 학술 교류도 활발하게 하는 편이고요.





전체 기사 :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73482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