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자자전(韓國漢字字典)』
우리 문화유산은 대부분 한자로 기록되어 있고, 한자는 한국의 어문 문자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한자가 한국에 수입된 이후, 장구한 사용의 역사를 경험하면서 우리 조상들은 한국 고유의 문화적 정서를 반영하고, 생활과 기록에 필요한 한자를 창조하거나 기존의 한자를 변용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은 파편적으로 전해져온 한국 한자를 전면적으로 검토하여 채록한 『韓國漢字字典』을 편찬하였다.
『韓國漢字字典』에 수록된 한자는 자형(字形), 자음(字音), 자의(字意)가 우리나라 문헌에서만 특수하게 쓰이고 있는 것으로, 이전 연구에서 언급된 한자 및 고전자료의 전산화 과정에서 새롭게 조사, 발견된 한자 등 약 14,300자를 검토하여 표제자 3,724개, 용례 5,600여 개를 수록하였고, 수록자 검토 자료는 고문서 167종, 고도서 1,662종 등 약 2,000종이다. 이 자전은 자형 정보와 부수, 자형의 원전 이미지, 유니코드와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의 신출한자 KC코드, 뜻풀이와 용례 정보를 제공한다.
자전은 일러두기, 부수검자색인, 본문, 참고자료, 총획·필획 색인, 자음색인으로 구성되었다. 수록자 중 정확한 음ㆍ의를 결정할 수 없는 사례도 많음을 감안하여 판단의 근거와 이유도 함께 밝혔으며, 부수(部首)나 자음으로 찾을 수 없는 생경하고 복잡한 한자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총획·필획 검색을 추가한 새로운 방식의 전문 사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3,724개의 표제자 중 절반 정도가 유니코드(UniCode)에 등록되지 않은 한자이며, 유니코드에 등록되었다 할지라도 폰트로 개발되지 않은 한자들도 있었기에 약 2,300여 자의 한자 폰트도 함께 제작하여, 지난 2023년 11월에는 저작권 등록 작업도 마쳤다.
본 자전을 편찬하며 ‘掇皮皆眞’으로 판각되었어야 할 것을 잘못 읽어 ‘掇出皆眞’으로 오각(誤刻)하였는데, 역자들이 ‘掇出皆眞’이 잘못된 것임을 모르고 번역해왔다는 사실이나, 두 한자를 결합해 우리말 발음을 나타낸 한자임을 몰라 달리 독음한 사례들도 다수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우리 선조가 남긴 고문헌을 읽을 때 정격 고전 문언문(文言文)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함을 뜻한다. 『韓國漢字字典』은 이러한 문제점에 봉착했을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 자전은 한국에서 한자 사용의 역사적 과정을 밝혀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우리를 있게 만든 선조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 고유의 문화적 정서를 찾는 실마리도 제공해 줄 수 있다.